2013년 9월 13일 금요일

2013.9.13 - 8


 어제 새벽엔 가족과 싸웠다.
나는 아빠에게 아빠 때문에 내가 이렇게 망가졌다고 했는데
아빠는 엄한 소리 말라고 했다. 허튼 소리 하니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했다.
나가라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감정을 추스를 수가 없었다.
내 모든 게 거부된 느낌이고, 내 존재감이 없어진 느낌이었다.
진실된 감정마저 부정당하니 더 이상 살 의미를 못 느꼈다. 무기력했다.


 자살예방콜센터에 전화도 했다. 나 죽기 전이니 좀 살려달라고.
존재감을 갑자기 올리는 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서, 재미를 좀 찾기도했다.
당시의 감정으로는 나는 정말 죽을 것 같았기에 뭐라도 해야했다.
브루스 올마이티를 다시 보고싶어서 새벽에 dvd방을 찾아 나섰다.
한 곳은 펍으로 바뀌고 다른 곳은 마침 영업을 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라면하고 과자를 사들고 양껏 먹은 뒤 잠을 잤다.
잠자리에 누웠찌만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17시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방에 누워있었다. 가족이 오기 전에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돈도 없고, 갈 곳도 없었다. 순간 전 남자친구가 생각났디.
가족이 올 시간이 되자 초조해졌다. 아빠가 문을 여는 소리에 짜증이 났다.
가족이 모두 방으로 들어갈 때까지 몇시간을 소변도 참고 기다렸다.
아빠가 방으로 들어가고나서 편의점에 가서 식료품을 사왔다.
문득 내가 비참하게 느껴졌다.
가정은 죽을 것 같이 싫지만 돈도, 갈 곳도 없어서 붙어사는 꼴이라니...


 아, 우울하다. 어제는 비참했고 오늘은 우울하다. 몹시.







댓글 없음:

댓글 쓰기